케임브리지 하버드 대학교 탐방
오늘도 열한시가 다 넘어서 일어났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 너무 습관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좀 그렇다. 안 그래도 저녁을 빠르게 먹고 금방 숙소로 들어가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일어나는 것까지 늦게 일어나니 너무 하루가 금방 끝나버린다. 뉴욕에서는 좀 아침에 일어나서 여기저기 가보고 하면 좋겠다.
오늘 갈 곳은 하버드 대학교. 위치는 강을 건너 북쪽으로 넘어가면 나오는 보스턴의 위성도시? 인 케임브리지에 있다. 보스턴 다운타운에서 레드 라인 지하철을 타면 한 4~5정거장이면 바로 하버드 스퀘어 역에 내려 하버드 대학가 한복판에 도착할 수 있어 딸깍으로 갈 수 있다.

가기 전에 점심으로는 레이징 케인을 또 먹었다. 확실히 치킨류가 버거에 비해 고기 먹는 느낌도 있고 닭고기가 싸다 보니 푸짐한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오늘 처음 알게 된 게 텐더 3조각과 4조각 콤보가 텐더 개수 차이만 있는 게 아니라 4조각 콤보에만 코울슬로가 들어간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엔 코울슬로도 먹을 수 있었는데 맛있었다. 코울슬로가 은근 느끼하면서 상큼하기도 한 게 오묘하게 맛있다.
아무튼 밥 먹고 나서 학교까지는 거의 뭐 20분 안에 갈 수 있다. 도착하고 나면 학교 앞의 로터리 같은 곳에서 내려준다. 바로 앞에 하버드 학교 샵이 있어 봤는데 옷 위주라 그렇게 사고 싶은 건 없어서 그냥 둘러만 봤다.

조금 걸어가면 하버드 대학의 정문이 나온다. 사실 모르고 지나가면 딱히 정문이라고 못 느낄 모습이긴 하다. 막 특별히 크거나 특징이 있는 문은 아니다. 오히려 이따 얘기할 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이쪽으로 들어가면 이제 가운데 널찍하게 잔디밭과 길들이 있고 바로 앞에 사람들이 우글한 곳이 보인다. 저게 이제 하버드 대학교 이름의 주인인 존 하버드 씨 동상이다. 설립을 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어마어마한 유산을 기부해서 학교 이름까지 바뀌었다 머 그렇다더라. 하여간 이 동상 발을 만지면 자식이 하버드에 간다는 카더라가 있어서 발 부분만 맨질맨질하고 사람들이 다 발 만지고 사진 한 장씩 찍으려고 줄을 서 있다.
그리고 좀 더 들어가보면 도서관 건물도 나온다. 도서관 위에 뭐라뭐라 쓰여있는데 설립일을 로마 숫자로 적어놔서 저게 몇인가 멍하니 계산하고 있었다.

메인 캠퍼스는 대충 두 구역 정도로 끝이라 머 그 다음에는 그냥 하버드 미술관을 잠시 구경했다. 입장료가 없는데 그에 비해 되게 풍부한? 전시가 되어있다. 일반적인 미술관에 비해 작품 옆에 적힌 설명도 배경이 잘 적혀있어 되게 보기 편했다. 이해가 쏙쏙 되잖아.
그러고 나서는 이제 하버드 북스토어를 가봤다. 엄청 특이하진 않고 그냥 미국 도시마다 은근 하나씩 있는 연식 좀 된 책방 감성. 근데 확실히 책들 구경하는게 재밌긴 하다. 특유의 따뜻한 공기도 참 좋았다. 슥 둘러보다 이제 수학 쪽 책 좀 뒤져보고 나왔다.

그리고 이제 이 책방 건너편에 기숙사 쪽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는데, 이 문이 좀 예뻤다. 하필 문 안쪽에 커플들이 애정행각 하고 있어서 눈치보여서 오래는 못 있었는데, 문 위쪽에 바깥을 향해서는 들어와서 지혜를 길러라, 반대쪽에서는 나가서 나라와 사람들을 더 낫게 하여라 뭐 이런 식으로 적혀 있는데 좀 멋있었다. 이게 정문보다 멋졌다 개인적으로.
뭐 그 정도 보고 나서 숙소로 걸어서 천천히 돌아갔다. 가는 길에 저녁으로 치폴레를 오랜만에 먹었다. 진짜 오랜만에인게 la에서 먹은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다. 그 때 솔직히 맛이 그냥 그랬었다. 최근에 이제 조언을 좀 받은 게
1. 부리또 볼 말고 부리또를 시켜라
2. 스테이크나 소고기 말고 치킨을 시켜라
였어서 다 적용을 해서 치킨 부리또를 시켜서 먹었다.

확실히 치킨이 가격도 가장 싼데 맛도 상당히 좋았다. 오히려 애매한 소고기보다 이쪽이 더 부드럽고 맛도 좋았음. 그리고 부리또 볼보다 오히려 부리또가 밸런스가 맞는다고 느껴졌다. 부리또 볼이 양이 더 많은 건 맞지만, 마치 만두를 만두로 안 먹고 만두소만 그릇에 받아다 퍼먹는 느낌이라 해야 할까? 좀 밸런스가 안 맞는 맛이라고 느껴졌었는데 부리또로 먹으니 딱 맞았다. 부리또 볼을 먹을 거라면 또띠야를 따로 더 시켜서 둘이 나눠서 싸 먹는 느낌이면 ㄱㅊ을 것 같다.
이번엔 음료수가 엄청 땡겨서 시키긴 했는데, 확실히 치폴레는 음료수가 엄청 땡기는 맛은 아닌 거 같다. 치킨으로 시키면 10불도 안 하니 물컵 달라해서 먹으면 상당히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 안에 야채도 있고 나름 신선 음식이라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듯? 다시 보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밤거리를 걷게 돼서 좀 좋았다. 특히 케임브리지에서 보스턴으로 건너가는 다리에서 보스턴 야경을 보는데 오랜만에 보는 웅장한 야경에 신나서 추위에 바람 엄청 세게 부는데 손 덜덜 떨면서 사진 엄청 찍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잘 돌아다니다 온 것 같다. 내일부터는 이제 뉴욕 여행이 시작된다. 어떻게 보면 이번 동부 여행의 넘버원 메인 여행지인 만큼 상당히 기대도 되면서 설레고 그렇다. 뉴욕에선 진짜 시간 안 아깝게 알차게 돌아다니고 구경하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