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 2일차
다음날 아침 아마 8시쯤부터 뒤척거리다 10시 다 되어 일어났다.
일어나고 약간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즐기며 커피 한 잔 하고 싶어서 다운타운 근처 유명하다는 Breakfast Republic에 방문. 근데 10시 반이라는 늦잠쟁이들 몰려들 시간에 가버려서 줄이 서 있었다.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일단 이름 적고 대기.
지금 생각 해 보면, 혼자 왔으니 바 자리 달라 하고 바로 들어갈 걸 그랬다. 아무튼 30~40분을 기다려 입장했다.
시킨 건 Breakfast Burrito. 아침스러운 속재료들을 넣은 부리또와 시뻘건 밥, 콩이 나왔다.
음료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주문했다.
부리또 같은 경우엔 상당히 먹을 만 했다. 아침식사용 부리또를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모든 곳이 다 이런 스타일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이 곳에서 먹은 부리또의 경우 아보카도를 위시로 한 야채 + 양념과 있는듯 없는듯 적당한 고기의 양, 그리고 메인이 되는 포실포실한 계란 스크램블이 왕창 들어있고 간도 굉장히 알맞았다. 빨간 소스를 찍고 끼얹고 해가며 먹었다.
사이드로 나왔던 밥과 콩도 맛있었다. 밥은 먼가 밥 50% 감자 50% 같은 신기한 맛이였고 색깔에 비해 특이한 향이나 맛은 없이 그냥 짭짤하니 땡기는 맛이였다. 콩은 그냥 생김새에 맞는 맛이 났다. 뭔가 밥에 들어가면 맛없는데 이렇게 소스에 끓여서 퍼먹는 콩은 또 먹을만하다.
슬펐던 건 커피였다. ㅠㅠ 먼가 커피에 sweetener를 넣어서 준건지 몰라도 내가 생각한 커피의 맛이 아니라 마지막에 물맛인지 약간의 달큰함인지 피니시가 굉장히 불쾌한 맛이였다. 결국 남겼다.. 그래도 기억상 커피값이 비싸진 않았던 거 같다. 스벅보다 쌌던 거로 기억한다. 총 23?5?불정도 나왔던가.. 17 + 3 + tax + tip 정도 느낌이였던 듯하다. 미국 외식 물가는 미친 거 같다.
그래서 배도 따시고 이제 계획했던 여행을 시작했다. 처음으로는 downtown에서 약간만 바깥으로 나가면 있는 커다란 공원 Balboa Park에 갔다. 가서 원래는 박물관도 좀 볼까 했는데, 저번에 LA에서 이미 자연사 박물관을 보고 온 지 얼마 안되어서 비슷한 내용일 박물관을 10~20불 내고 가기는 싫어 좀 걸어만 다녔다. 정원 몇 개와 큰 분수대들이 있었고, 건물들이 생각보다 이쁘게 지어져 있어서 바깥을 걸어 다니기만 해도 좋았다. 중간에 샌디에이고의 역사에 대한 박물관이 있어서 좀 둘러도 보았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폭력적인 영어 텍스트 뭉팅이들의 압박에 중간부터 휙휙 둘러보고 나옴 ㅋㅋ
숨도 돌릴 겸 잠시 앉아서 다음 행선지를 고민한 뒤 걸어서 천천히 (약 30분) 리틀 이탈리에 내려가서 거리도 둘러보고 이탈리아스러운 밥도 함 먹어보자 했다. 천천히 걸어가다 중간에 좀 기력이 딸려서 길 중간의 스타벅스에 가서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다. 물병에 얼음과 물도 좀 담아달라 했다. 미국에서 보통 물과 얼음이 있는 곳은 대부분 공짜로 (심지어는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줄 확률이 높다) 주기 때문에 큰 물병을 들고 다니며 생각 날때마다 채워두면 도움이 되는 듯 싶다.
아이스 커피가 생각보다 너무 진해서 천천히 먹다 중간에 물 타서 먹었다.. 암튼 야외의 자리에 앉아서 잠시 커피좀 홀짝거리다 다시 길을 내려갔다. 엄청 주택가 + 내리막길이였는데 아래쪽에 펼쳐진 항구 모습이 보이는데 갑자기 좀 이뻐서 홀린듯이 사진을 두어장 찍었던게 기억 난다. 그리고 중간에 커피를 바닥에 떨어뜨려서 다 쏟았다. 무슨 방해나 그런 게 있었던 거도 아닌데 그냥 혼자 갑자기 떨궜다. 바보같긴 한데 그냥 에휴 하고 갈 길 갔다.
도착한 리틀 이탈리는 진짜 길을 따라서 쭈우우우우우욱 이탈리아 식당이 있었다. 근데 어디가 맛있을지 진짜 진짜 모르겠어서 엄청 헤메다 피자집에 들어가서 피자를 먹었다. 가격이 꽤나 합리(미국기준) 적이였다. 두조각 + 콜라가 14달러쯤 했다. 점원분한테 무슨 맛을 먹을지 추천해 달라 해서 치킨 랜치와 무슨 이름인지 모르겠는 피자(진짜모름)을 먹었다. 처음에 열선도 없는 선반에 피자가 준비되어 있길래 설마 차갑고 슬프고 우울한 피자를 그대로 주는 건가 했는데 다행히도 오븐에 다시 데워서 뜨끈하게 줬다. 맛은 환상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맛없지도 않은? 도우가 적당히 바삭 뜨끈 + 화덕화덕 수제수제스러운 맛이 나서 먹을 만 했다. 와 개맛있다 에서 딱 한칸 내려간 정도 맛이였다. 근데 여기서도 저번 화 바베큐집에서 했던 실수를 또 했다. 팁 안 내도 되는데 포스기에 떠서 눌러버렸다. 이거 먹으면서 급 궁금해서 검색해봤다가 카운터에 직접 가 주문하는 식당에선 팁을 안 내도 된다는 걸 알고 좀 슬펐다.
아무튼 밥을 먹고 나와서 다시 약간 방황을 했다. 원래 젤라또도 한번 먹고 갈까 했는데, 뭔가 뭔가 주변에 검색되는 젤라또 집들이 다 수북하고 화려하게 아이스크림을 쌓아둔 tourist trap같은 느낌이 나서 왠지 손이 안 갔다. 그래서 결국 그대로 슬슬 집으로 돌아가서 가방 풀고 쉬다가 공연 보러 가야지~ 했다.
들어가는 길에는 원래 근처의 부둣가 쪽 바다를 보고 갈까 했는데 중간에 길게 건물 + 이상한 행사장이 벽을 치고 있어서 그냥 그대로 역으로 다시 갔다. Santa Fe Depot 역이라고 여기도 좀 크게 역같이 되어있는 역이여서 이뻤다. 여기 사진도 한 4~5장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숙소로 돌아가서 가방을 풀고 침대에 누워서 좀 쉬었다. 그런데 원래는 5:30 시작이라 생각했던 공연이 사실 4시부터 입장 문을 열어두고, 굿즈를 살 때 줄을 덜 서려면 미리 가는게 낫다는 정보를 얻어서 4시쯔음에 아 그냥 지금 나가야것다 하고 나갔다.
음 이 다음부터는 공연 이야기인데 공연만으로 글 1개는 쓸 거 같아서 한번 끊겠다. 생각보다 글 쓰는게 시간이 잘 가는 거 같다. 저번에는 한 40?50분 삭제되고 이번에도 30분이 훅 지나갔다. 내일 밤에 공연 이야기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