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 3일차

2024. 10. 7. 16:41여행

원래 공연으로 한 개, 마지막 날로 한 개, 돌아오다 버스에서 개빡친 한 개로 3개까지도 뽑아먹으려 했으나 곧 쓰게 될 GMS 이슈로 글을 며칠내내 못 써서 한번 3개를 한번에 후다닥 써보겠다.
 

공연장까지는 숙소를 일부러 근처에 잡아놔서 그냥 한 10분 걸어가서 도착할 수 있었다. 티켓에 적혀 있는 입구로 도착하면 바로 야구장이랑 같은 식으로 입구에서 표를 검사하고 들어가자마자 굿즈를 파는 가판대와 함께 줄이 우르르 서있다. 이걸 위해 일찍 온거라서 바로 줄 서서 한 30분? 기다리고 구매 성공. 줄에 사람들이 다 나처럼 록밴드들 티셔츠 (특히 이번 공연에 나온 Green Day, The Smashing Pumpkins, Rancid 등등 밴드의 옷을 입고 온 사람이 많았다) 입고 와서 좀 기분이 좋았다. 
 

아무튼 구매 성공. 티셔츠 한 장과 모자, 뱃지를 샀다. 스티커 같은 것도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 노트북에 뭐라도 좀 붙여놓고 싶은데.. 그래도 산 거 셋 다 마음에 들었다. 티셔츠-$45, 모자-$35, 뱃지-$10. 세금까지 해서 한 96?달러 나온 것 같다. 정말 사고 싶은 게 많았는데 엄청 참았다. 잘 참은 듯 ㅋㅋ 파산할 뻔 했다.
 

바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조금 너무 일찍 온 듯 싶긴 했다. 공연 시작이 5:30인데 아마 한 4시 반 좀 넘어서 자리에 도착했던 걸로 기억한다. 심지어 휴대폰 배터리도 되게 애매했어서 폰도 못하고 그냥 앉아서 그린데이 보는 상상 하고 있었다. 심지어 5시 반에 시작을 해도 Linda Lindas, Rancid, Smashing Pumpkins 세 밴드 공연이 먼저 나오고 막판에 주인공이 나오는 구조라 8시 반은 돼야 그린 데이를 볼 수 있는 거였다.
 

첫 순서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첫 순서로 나온 린다린다는 언제였더라 유튜브 알고리즘에 떠서 봤던 여성 보컬 펑크 밴드 destroy boys랑 분위기가 비슷했다. 공연 끝나고도 생각나서 한두번 더 들었다. 약간 신인? 멤버들도 거의 다 십대인거 같던데 맛있게 하더라.
 

다음으로 나왔던 Rancid는 미국 내에선 꽤 유명한 것 같았는데 토종 한국인인 나로써는 한번도 접해본 적이 없어서 다들 떼창하는데 약간 어리둥절 하고 있었다. ㅋㅋㅋㅋ 오래된 밴드였다. 90년대 Nevermind 나올 때쯤에 데뷔하신 듯.
 

날이 어둑해지니 훨씬 신났다

세번째 스매싱 펌킨은 그린데이 제외하고 유일하게 공연 전부터 즐겨듣던 밴드였어서 기대를 많이 하다가도, 레딧에서 찾아본 공연 후기에 그냥 그냥이였다는 소리가 많아서 기대를 접고 그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되게 좋았다. 한창 듣다가 약간 구석에 짱박아둔 밴드였었는데 이날 이후로 다시 종종 꺼내 듣는 중. 특히 가장 유명한 노래 중 하나인 1979(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유튜브에 찍어 틀고 전주를 들으면 들어본 것 같을수도 있다) 나올 때는 장난 아니였다. 라이브 공연을 보다 보면 약간 전주 듣고 노래 알아맞히기? 같이 될 때가 있는데 그게 묘미 중 하나인 것 같다.
 

마지막 오늘의 주인공이였던 그린 데이.. 정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 5명을 꼽아라 하면 반드시 들어갈 것이고 그 중에서도 공연을 다니는 밴드는 거의 그린 데이가 유일해서 내가 이번에 이양반들을 보고 왔다는게 잘 안믿긴다 ㅋㅋ
역시나 관객 호응 유도 장난 아니게 한다. 프레디 머큐리마냥 에~오 하는거 한 50번은 한 거 같고 계속 중간마다 너네 미쳐 돌아가서 막 짬푸짬푸 뛰고 이 스타디움 흔들어버리는거 보고싶다고 난리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셋리스트가 그냥 단조롭게 각 30,20주년 맞이한 앨범 2개를 쭉 보여주고 ㅂㅇㅂㅇ 하는 게 아니라, 처음에 보헤미안 랩소디 같이 분위기 올리면서 오프닝 하는 노래나, 중간에 Minority나 Brain Stew같이 약간 하고 가야 하는 노래들도 잘 끼워넣어 놓고, 23년에 새로 나왔던 앨범인 Saviors 수록곡도 5개인가 6개나 부르고 갔다.
 
암튼 너무 신나서 ㅋㅋㅋㅋㅋ (모르는 노래가 하나도 없었다) 엄청 소리질르고 따라부르고,, 했는데 따라 부른다는게 영어라 가사를 다 알다모르다 해서 웅얼거리는거같이 돼버렸다. 그래서 영상 찍은거마다 그 소리들이 다 담겨 있는데 다시 열때마다 좀 부끄럽다.
 

특히 공연 후반부에 빌리 조 암스트롱이 야 님들아 거의 끝나간다.. 이래서 다들 어... 하다가
바로 핸들 90도 꺾어서 '9월이 끝나가는 거지롱' 하고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부를때 가장 도파민 폭발이였고
공연 할때마다 맨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인 Good Riddance (Time of Your Life)도 너무 좋았다.
암튼간에 원래도 정말 좋아하는 밴드였지만 이제 더 내 마음속 특별한 자리에 들어간 느낌이였다.
 
그래서 밤에 약간 반정도 엄청 신나고 반정도는 어우 결국 끝나버렸구나 하는 현타 상태로 다시 걸어서 방에 들어와서 잤다. 생각보다는 금방 잔 듯.
 
다음 날에는 하려고 한 게 1) 콜로라도 섬 쪽 탐방 2) 올드 타운 쪽 탐방 3) 중간에 타코 먹기 하고 원래 5시 버스 타고 딱 날라갈라 했는데 .. 저번 글에 언급했는 지 모르지만 버스가 지맘대로 캔슬돼서 7시로 밀려있는 상태였다.
 

콜로라도 섬은 페리를 타고 갈 수 있어서 페리 왕복권을 구매 후 배타고 갔다. 중간에 가는 길에 돌고래를 봐서 (올라오는 순간 포착에 실패해 사진은 없다) 신기했다. 선장 아저씨가 페리 티켓은 9달러지만 돌고래 투어는 20달러다라며 농을 치심.
가면서 도시 전경이 다 보이기 때문에 아 내가 저런동네를 돌아다니고 있었지.. 그런 생각도 하고, 지내는 동네인 투손에선 못 보는 풍경이라 부럽다 머 그러고 있었다.
 
섬에 도착해서는 굉장히 프라이드 치킨이 먹고싶었기 때문에 내리는 곳 가까이 있던 kfc에 방문해 치킨 4조각 세트를 먹었다. 패스트 푸드점은 가격도 적당? 하고 보통 음료수가 계속 제공되기 때문에 먼가 맘이 편하다. 물병도 잘 충전하고 배도 잘 충전하고 나왔다. 근데 문제는 오줌보도 같이 충전돼서 한 1시간동안 화장실 왔다갔다 하면서 섬 가장자리에 앉아 풍경구경을 했다 ㅋㅋㅋㅋ 그 다음에 둘레도 좀 걸어다니다 점심때즈음 돌아가는 페리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돌아갔다.
 

바로 다음 행선지인 올드 타운으로 넘어갔다. 이곳이 이제 일종의 환승 센터 역할도 하지마는 바로 옆에 약간 미국판 민속촌 같은 초기 멕시칸 정착지 느낌의 공원이 있어서 이걸 보러 왔다. 멕시코 문화 스러운 곳들이나, 옛날 캘리포니아 / 서부의 모습이 간직되어 있어서 좋았다. 근데 돌아다니는게 머 아무리 길어도 한두시간 안에 끝나다 보니 여길 다 보고 좀 할 게 없었다. 그래서 정류장에서 앉아있다가 보조배터리가 가방에 없는 걸 발견하고 방에 두고 나온 게 아닌가 하고 숙소로 다시 돌아갔다.
 
돌아가서 프론트 직원한테 엄청 물어보고 막 다녀와주고 했는데 가방 구석구석탱이에 있었다.. 정말 미안하다고 했는데 직원분이 "It happens" 라며 괜찮다고 해줘서 고마웠다. 아무튼 숙소에 온 김에, 숙소 1층 공간을 체크인 후에도 밤까지 이용할 수 있어 여기서 쉬다가 버스 때 맞춰 나가기로 했다. 원래 월요일 수업 끝나고 보려 했던 과제 관련 영화를 이 때 아이패드로 봤는데, 이후에 버스 때문에 월요일이 통째로 망가진 걸 생각하면 정말 잘 된 선택이였다. 
 

그래서 버스를 타러 올드 타운에 다시 돌아갔다. 7시 반 출발이였는데 한 6시 50분쯤 도착했나 했다. 그래서 같은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이랑 대화했는데 엄청 자기얘기를 열정적으로 하고 내 말은 하나도 안 들어줘서 웃겼다. 그래도 재밌었다. 버스가 근데 약속된 곳으로 안오고 약간 떨어진 곳에 와서 하마터면 놓칠 뻔 했다. 암튼 잘 탔으니 된 거다. 그래서 처음엔 7시반부터 10시반까지 LA로 이동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 야경좋다 버스 탈만하네 그러고 있었다.

이 상태로 3시간 있었다.


LA에 일정대로 도착하고, 11시 20분에 오기로 되어 있는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유니온 역 밖에 버스 정류장 같은 곳에서 기다려야 했다. 근데 11시 20분이 돼도 버스가 소식조차 없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뙁 하고 2시간 정도 지연됩니다 ^^ 라는 문자가 왔다. 딱 2시간 확정도 아니고 애매하게 말을 해놔서 언제 올 지 모르는 상태로 계속 밖에서 하염없이 서 있어야 했다. 되게 추웠다. 결국 2시간을 훨씬 넘긴 2시 10분 정도에 버스가 도착. 이미 심신이 완전 박살난 상태였음.. ㅋㅋ 심지어 더 작은 버스가 온 건지 원래 옆자리가 비어 있어야 하는데 사람이 많아서 옆에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탔다. 그럼에도 너무 피곤해서 계속 자고 잠깐 깨어났다 다시 자고 반복했다.
 

애리조나의 A를 보고 너무 반가워서 찍었다

결국 최초 예상 도착 시간 7:45분에서 버스 취소로 9:30, 버스 지연으로 12시가 다 되어 투산에 도착했다. 정말 너무 피곤하고 짜증났었다. 심지어 저 2시 때 타고 바로 쭉 온거도 아니고 중간에 피닉스에서 1시간 정도 운전자 교체 및 버스 청소 등으로 기다려야 했다. 이때 정말 다시는 버스로 여행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너무 피곤하고 이미 수업도 하나 놓쳐버려서 다음 수업도 그냥 가지 않고 집에 가자마자 씻고 짐을 풀어둔 뒤 저녁까지 잠만 잤다. 얼마나 피곤헀으면 낮잠을 4시간을 잤음에도 밤에 밤대로 잠을 잘 잤다.
 
여러분은 미국 여행을 하게 된다면 Greyhound는 절대 이용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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